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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살 집 구하기

일상생활
Author
Daniel
Date
2018-03-22 12:50
Views
3135
비자가 결정되고, 비행기 표까지 사두었는데 독일 입국 한 달 전까지도 독일에서 살 집을 구하지 못했었어요. 회사에서도 알아보신다고 하셨지만, 살만한 집은 잘 나오지 않았고 이러다간 입국해서 한 달 정도는 호텔에서 숙박해야 될 판이었죠. 특히나 하이델베르크가 관광지라 숙박비가 비싼데 기약 없이 계속 호텔에 머물러야 하는 건가 싶어서 걱정이 많았어요. 저는 위치나 방 크기는 상관없이 그저 저렴하고 깨끗한 WG가 목표였기 때문에 한국에서 WG-gesucht라는 사이트를 통해 몇십 군데에 집을 구하고 있다고 메일을 보냈어요.

집을 구하면서, 가장 큰 문제는 제가 한국에 있다는 점이었어요. 직접 집을 보고 계약을 하고 열쇠를 받으면 돈을 주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니까요. 거기다가 신원보증, 재정보증을 할 수 있어야 조금이라도 쉽게 집을 구할 수 있는데, 비자는커녕, 독일에 거주 등록을 할 수 없으니 독일 계좌도 없었고 (독일에는 거주지를 동사무소에 등록을 해야만, 독일 계좌를 열 수 있어요), 회사에 채용은 되었지만 월급 받은 적이 없다 보니 재정보증도 쉽게 할 수가 없었죠. 재정보증은 보통 직장인들에게 최근 3개월치 월급명세서거든요.

독일 하이델베르크 노인 하임
그래서 저는 회사 사장님께 부탁을 드렸어요. 가기 전에 집을 구했으면 한다고 사정을 말씀드렸죠.
제 이름으로 연락은 하지만,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는 사장님 번호로 적어두고, 직접 가서 확인하고 계약하는 일도 사장님께 부탁드렸어요. 그렇게 하니까 확실히 연락이 많이 왔고, 사장님께서 집을 확인하러 가시는 일도 많아졌어요. 결국 WG나흐미터 구하는 친구를 통해 시내에 있는 작은 WG 방을 구하게 되었고 전 호텔이 아니라 새로 구한 WG 방으로 바로 올 수 있었어요.
저는 입국하기 두 달 전부터 미리 집을 알아본 거였지만, 입국하기 2주 전에 겨우 계약한 거였어요. 방을 구한다고 연락을 해도 무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겨우겨우 괜찮은 방을 찾아 돈을 주고 들어온다고 해도, 집 구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계약까지 가기는 힘들었죠. 진짜 사장님 안 계셨으면 큰일 날뻔했어요

독일의 몇몇 지역은 정말 집 구하기가 어렵다고 해요. 보통 인구가 많거나,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가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살고 있는 하이델베르크도 집 구하기 힘든 지역 중 하나에요. 집 구하기 힘든 만큼 집세도 비싼 것 같아요. 독일에서 집세가 비싸기로 유명한 곳은 함부르크, 뮌헨, 프랑크푸르트, 하이델베르크 등등 한 번쯤 들어본 동네들이 비싼 것 같더라고요. 제가 처음에 입주하게 된 WG는 하이델베르크 Altstadt 중심에 엄청 큰~ 성당 바로 앞에 있는 집이었어요. 위치가 완전 관광지 중앙이었죠. 오래된 건물이었고, 원래는 한방이지만 고시원처럼 벽을 만들어서 복도식 WG를 만든 것 같더라고요. 여성 WG였고 화장실과 샤워실은 신발 신고 멀리멀리 나가야만 하는 그런 곳이었어요. 9㎡ 정도였나 거의 3~4평 정도였던 것 같아요. 3~4평 방안에 책상, 장롱, 세면대, 요리하는 곳, 침대 모두 들어가 있었어요. 한 달 월세는 공과금 포함 380유로! 하이델베르크에서 그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컨디션이면 아주 좋은 측이었죠. 그런 집을 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지덕지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거기서 어떻게 1년 넘게 살았나 싶지만요.

독일 프랑크푸르트 어느 동네 유채꽃밭

나중에 그 WG를 떠나올 때 나흐미터도 정말 쉽게 구했어요. 새롭게 들어오는 사람한테는 집주인이 월세를 420유로로 올리더라고요. 새로운 사람을 받을 때마다 집주인이 올리는 것 같았어요. 옆방 친구는 300유로에 5년째 살고 있다고 했거든요. 독일에서는 집주인이 마음대로 월세를 갑자기 올려 받을 수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출처] 독일에서 살 집 구하기|작성자 Dani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