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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취업 면접 도전기

일상생활
Author
Daniel
Date
2018-03-18 08:42
Views
2404
그동안 만들었던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여기저기에 뿌리고 다녔어요.
공고 하나 올라오면 그 회사에 맞춰서 다시 수정하고 보내고, 수정하고 보내고,
이 회사에 내가 보냈었나 헷갈릴 정도로 엄청 많은 회사에 보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반응이 없더라고요. 떨어졌다고 연락이라도 해주면 좋겠다..라고 했었으니까요
보통 한국에 있는 사람을 뽑아오기보다는 워킹홀리데이나 취업비자 소지자를 선호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독일에 갈 수나 있을지 자신감도 떨어지고 우울해지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날 이른 아침, 자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면접을 봤으면 한다는 전화였죠. 아침부터 얼마나 행복하던지 그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아직 면접 볼 사람들은 많고 그중에 한 명 뽑는다는 걸 전화하면서 알려주셔서 알고 있었지만, 면접이라도 보는 게 어디인지 너무 감사했어요. 정말 그때 너무 힘들었었거든요
면접 방식은 전화면접, 화상면접이었고, 이 두 가지 면접이 통과되면 채용한다고 하셨어요.

며칠 후 면접,
먼저 영어로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하셨고, 나머지는 모두 한국어로 진행되었어요. 얼마나 회사에 대해 알고 있는지(면접 본 회사가 대기업이었어요) 내가 생각하는 장점, 단점 뭐 이런 식으로 정말 뻔한 질문을 받았던 것 같아요. 저도 뻔한 대답을 하긴 했지만요. 중간에 갑자기 독일어로 얘기해보라고 하셔서 당황스러웠던 것 빼고는 겨우겨우 면접을 마쳤어요. 모두 대답은 했지만 잘 봤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고요.
결론적으로는 그 회사에서 떨어졌지만 그래도 면접이라도 봤다는 기분에 다시 자신감 충전하고 구직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어요.
하이델베르크 다리에서 (비스마르크 광장에서 알트슈타트쪽을 바라보며)


그렇게 항상 구직 사이트를 들락날락하면서 이력서를 꾸준히 보내고 있던 어느 날, 강남에서 시카고 피자를 먹고 배를 두드리며 나오는데 070번호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평소 같았으면 광고 전화이겠거니 넘겼겠지만 나는 구직자니까.. 혹시나 해서 전화받았는데 나이 지긋하신 것 같은 남자분이 제 이력서를 보고 전화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강남 한복판에서 전화로 자기소개를 하고 간단한 면접을 봤어요. 몇 분 동안 이야기를 나눈 후 그날 저녁 화상으로 대화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서 그날 저녁에 화상 통화로 2차 면접을 가졌어요.

2차 면접은 형식적인 면접이라기 보다 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편하게 면접을 봤어요. 영어나 독일어 면접은 없었고 모두 한국어로 진행되었어요. 2차 면접 이후에 몇 번 더 통화하면서 독일어로 독일인 매니저와 간단한 소개 정도만 나누었고요. 면접할 때는 저는 예전엔 어떤 일을 했고, 지금은 뭘 하고 있고, 독일어나 영어는 어느 정도 되는지, 왜 독일에 가고 싶은지 등을 얘기했고 정말 물어보시는 질문 하나하나, 면접에 열의 있게 임했어요.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무역 업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한국인 직원이 저밖에 없다는 점도 좋았거든요. 제 열정을 높게 사주신 사장님께서는 저를 채용하기로 하셨고, 그렇게 한국에서 독일로 취직이 결정되게 되었어요.

하이델베르크 다리에서 (알트슈타트에서 비스마르크 광장 쪽을 바라보며)


확실히 마음 편하게 먹고 대답하고, 업무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면 그 부분에서 점수를 높게 살 수 있는 것 같았어요. 2차 면접하고 사장님께서 채용 결정은 하셨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그 이후로도 독일인 매니저와의 대화라던가, 연봉협상, 비자 건, 집 문제 건으로도 사장님과 엄청 많은 대화를 나누었어요.
연봉협상, 비자 건, 집 문제 등도 차차 포스팅해볼게요!



[출처] 독일 취업 면접 도전기|작성자 Daniel